본문 바로가기
사회

애플과 메타가 보는 XR의 미래는?

by informant__ 2023. 8. 9.

지난 3일 애플은 분기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날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애플이 세계 1위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인정해서인지, 실적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하염없이 하락했다.

 

최근 애플은 AOUSD 라고 하는 오픈소스 3D 콘텐츠 표준에 참여하면서 애플의 비전프로 담당임원이 "오픈 USD는 스페이셜 컴퓨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음 세대의 혼합현실 경험을 가속화할 것"라면서 "애플은 USD 의 발전에 기여해왔고 비전OS플랫폼과 개발자 툴에도 USD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라고 했다. 3D 콘텐츠가 공간컴퓨팅의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공간컴퓨팅?

공간 컴퓨팅은 메타버스 대신에 애플이 밀고 있는 개념인데, 사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기 전에도 많이 사용됐던 개념이다. 특히 아마존(AWS)가 작년부터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공간 컴퓨팅이란 WR/메타버스의 다른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세가지를 관통하는 개념은 결국 '3D(3차원)'라고 할 수 있다. 즉 '공간 컴퓨팅=3D 컴퓨팅'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3D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이 3D이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에 사용하거나(디지털트윈), 현실에 가상세계를 덧붙이는 것(증강현실)을 하려면 당연히 3D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3D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콘텐츠)를 현실세계처럼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MR헤드셋이다. 헤드셋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처럼 경험을 일치시키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이런 3D로 만들어진 가상세계를 여러 사람들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세계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존재하고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텍스트로 시작한 개인용 컴퓨터가 GUI의 등장으로 2D의 시대로 넘어갔고, 앞으로는 공간컴퓨팅의 시대로 넘어간다고 볼 수 있다. 3D컴퓨팅을 대표하는 하드웨어로 '비전 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메타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기 전 이미 MR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메타. 메타도 메타버스가 3D 세계라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 경험(Use Case)'라고 보는 것 같다. 아무리 빼어난 성능의 3D 컴퓨팅 디바이스가 나온다 해도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PC의 역사를 보면 사람들이 컴퓨터를 구매하고 거기서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던 것은 게임과 소셜이었다. 수많은 게임과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메타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참여하는 '게임'과 '소셜'을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이를 계속 준비해왔다. 문제는 메타퀘스트 같은 헤드셋 기반의 게임들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같은 게임 전문 콘솔은 물론, PC게임과 비교해도 성능은 떨어진다.  그러니 굳이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굳이 3D 아바타를 만들어서 가상세계에서 사람들과 만날 이유도 없다. 이미 거대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고, 소셜미디어 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성공한 소셜 VR 서비스라고 하는 VR챗은 그래서 어딘가 음침하고 현실을 도피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애플 VS 메타애플의 공간컴퓨팅은 3D 콘텐츠를 접하는 고성능 3D 디바이스라는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화상통화(페이스타임)를 한다던지, 그래픽 작업을 한다던지와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매킨토시가 오랫동안 디자이너/전문가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어 왔던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반면 메타의 메타버스는 3D 콘텐츠로 함께 게임을 하거나 어울리는데 필요한 3D 디바이스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성능이 다소 떨어질 수 는 있지만 거기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 디바이스를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

 

 

텍스트에서 2D 이미지, 2D 동영상으로 디지털 콘텐츠가 점차 발전해왔다면 3D 콘텐츠는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미래다. 그리고 3D 콘텐츠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개인화된 헤드셋이라고 본다면, 3D컴퓨팅이라는 미래는 결국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출처 : 미라클레터|2023.8.9|633호